버스 같은 용인경전철, 작지만 더 날쌔다 경전철(輕電鐵)이란 기존의 지하철인 중전철(重電鐵)의 상대되는 말로 가벼운 전철을 말한다. 경전철이 가벼운 이유는 차체가 작고, 연결된 차량수가 적으며, 경량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경전철은 지하철보다 수송력은 낮지만 버스보다 수송력이 높으며, 지하철의 장점인 정시성, 쾌적성, 친환경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하철을 짓기에는 수요가 적은 대도시의 지선구간이나 중소도시의 간선구간에 쓰일 신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 용인경전철 ⓒ 봄바르디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경전철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시험선이나 공항, 관광지 노선 같은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 최초로 개통되는 본격 경전철 노선이 바로 용인시의 '용인경전철'이다. 용인경전철은 기흥구 구갈동에서 출발하여 동백지구와 용인시내를 거쳐 포곡읍 전대리 에버랜드에 이르는 15개역, 18.1km의 철도노선으로서 '에버라인'이라는 브랜드명을 갖고 있다. 현재 공사는 마무리단계이며 열차의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다. 약 1년간의 시운전이 끝나면 2010년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 용인경전철 노선도 ⓒ 에버라인
필자는 17일 용인시와 ㈜용인경전철, (사)한국신교통협회의 도움을 받아 용인경전철을 견학하였으며, 이는 첨단 신교통수단인 경전철의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울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일단 용인경전철은 도시내의 교통수요를 담당하는 도시철도라는 점에서 기존 지하철과 기능이 동일하지만, 그 시스템은 사뭇 다르다. 이를 표로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지하철보다 작지만 날쌘 시스템 ▲ 기존 지하철과 용인경전철 비교표 ⓒ 한우진
쉽게 말해 용인경전철은 기존의 지하철에 비해서 작고 날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1량만으로 단출하게 운행되지만, 열차는 더 자주 온다. 또한 최고속도는 비슷하지만 가속도가 빨라 표정속도는 오히려 용인경전철이 더 높다. 표정속도란 역에서 정차하는 시간까지 고려한 속도인데, 이것이야말로 승객이 실제 느끼는 속도이다. 기존 지하철은 속도가 천천히 빨라지기 때문에 표정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았는데, 용인경전철은 속도가 빠르게 빨라지므로 표정속도도 빠른 것이다. 이렇듯 용인경전철은 1량이라는 한계를, 좁은 운전시격과 빠른 가속도로 극복하고 있어서 지하철에 비해 크게 수송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길다란 지하철 전동차를 뜸하게 운행시키는 것보다는 용인경전철처럼 1량을 자주 운행시키는 게 승객 입장에서는 더 편리하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 차량기지내의 용인경전철 차량 ⓒ 한우진
또한 용인경전철 차량은 길이와 폭이 충분하여, 넓은 느낌을 주었다. 간혹 경전철을 마을버스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용인경전철의 폭(3.2m)은 지하철의 폭(3.12m)보다 넓어 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 지하철의 문 폭이 1.3m인데, 용인경전철의 문 폭은 이보다 넓은 1.8m이라 더 큰 개방감을 주고 있었다. 용인경전철의 가장 큰 특징은 지하철과 달리 전구간에서 고가로 운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선이 지나가는 곳에 공간 여유가 있었고, 하천변을 이용하는 등 공간 활용을 잘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하로 건설할 경우, 사업비 증가 때문에 처음부터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용인경전철의 고가 주행 에버라인 하지만 역시 도시지역과 인접하여 고가철로가 지나가는 곳이 있으므로, 용인시에서는 이런 곳에 대해 집중적인 대책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시책은 교각 주변을 공원화하는 것이다. 경전철 고가를 설치하면 하부에 연속적 또는 자투리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 부분에 조경을 시행하고 소공원을 설치함으로써 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특히 신도시 지역인 동백지구 근처에서는, 땅에 심을 나무 품종 하나를 결정하는데도 주민들과 협의할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 경전철 교각 하부를 공원화하고, 나무를 심었다 ⓒ 에버라인 또 다른 대책은 경전철 고가철로 설치를 계기로 해당 지역의 정비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주로 구도심이나 재래시장 등이 여기 해당되는데, 경전철 공사와 함께 해당 지역을 정비하여 경전철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며 지역 발전의 계기도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고가철로로 인한 피해를 도저히 해결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예 해당 지역을 보상 후 철거하고 도로나 공원을 설치함으로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다. 흔히 경전철이 고가철도로 들어온다고 하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전철의 고가철도는 고가도로나 중전철의 고가철로에 비해서는 매우 깨끗한 편이다. 일단 여러 차선이 필요한 고가도로보다 폭이 좁다. 또한 차량이 경량이다보니 구조물이 경량이 되어 교각의 두께가 얇다. 마지막으로 경전철은 차량 지붕의 전차선이 아닌 선로 옆에서 전기를 얻는 제3궤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중전철 고가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지저분한 전차선 구조물이 없기 때문이다. ▲ 깔끔한 모습의 철로 모습. 이미 완공된 모습이다 ⓒ 에버라인 차량기지에서 견학을 마치고 동백역으로 이동하여 승강장과 선로를 살펴보았다. 역의 길이는 40m로서 매우 아담하였다. 참고로 서울의 대표적 고가철로인 2호선 지상역의 경우 역 길이가 200m나 된다. 용인경전철 역은 길이가 짧았기 때문에 고가역임에도 중압감이 훨씬 덜 했다. 그리고 역이 작음에도 있을 것은 다 있었는데, 승차권 자동발매기, 자동 개집표기,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이 완비되어 있었다. ▲ 역으로 들어오는 용인경전철 전동차 ⓒ 한우진 용인경전철의 또 다른 특징은 무인운전이라는 점이다. 모든 열차 운행은 사령실과 차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되며, 정차 위치까지 정확히 맞춰준다. 따라서 용인경전철 차량에는 별도의 운전실이 없으며, 승객은 맨 앞에 서서 열차가 앞으로 달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용인경전철이 무인운전을 사용하는 이유는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서이다. 재정이 부족한 지방도시에서 운영되는 도시철도가 많은 운영비를 필요로 한다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열차운행을 기관사에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예를들어 용인종합운동장에서 임시행사가 열려 경전철 승객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유인운전이라면 차량과 기관사가 둘 다 필요하므로, 차량기지에 남는 차량이 있어도 당장 운전할 수 있는 기관사가 없으면 열차의 추가 운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무인운전이라면 사령실에서 버튼만 눌러주면 열차가 추가 운행될 수 있으므로 수요에 민감하게 열차를 운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서비스 향상과 수요-공급 최적화를 가져온다. 다만 무인운전이라고 하면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이에 대비해 용인경전철에서는 무인운전을 보조하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모든 시스템이 집중화되고 연결되어 있어서, 사령실에서 모든 열차의 움직임과 승강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차내에도 사령실 통화장치, 비상벨이 있었다. 특히 승강장에는 승객이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감지하여 열차를 정지시키는 장치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 외에 각 역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차내 순회요원도 조별로 배치된다고 한다 ▲ 선로침입방지장치와 승강장 안전펜스 ⓒ 한우진 한편 용인경전철에는 의외로 승강장 스크린도어가 없었는데, 어차피 승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것은 미리 감지가 되며, 경전철 전동차의 속도 조절이 간단하여 버스 수준으로 천천히 승강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굳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훌륭한 시스템을 갖춘 용인경전철이지만, 용인시를 포함한 수도권 남부의 편리한 교통망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할 일이 많아 보였다. 현재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용인경전철의 서쪽 종착역인 구갈역과 연결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분당선 전철(죽전~수원)이 아직 미개통 상태라는 점이다. 용인경전철은 2010년 개통되지만, 분당선 전철은 2011년 개통예정(죽전~구갈)이므로 1년의 차이가 있다. 즉 1년 동안 용인경전철은 타 노선과 연결되지 않는 외톨이 노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분당선 전철 외에도 구갈역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광역급행버스 등 다양한 연계교통망을 준비하여 용인경전철의 승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용인경전철의 대표역사인 구갈역 ⓒ 에버라인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 참여 과제 또 하나 용인경전철에 바라는 점은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도에 참여해달라는 것이다. 당초 용인경전철은 기존 버스나 수도권전철과 별도의 요금 체계를 준비하고 시설도 이에 맞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마지막까지도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참여하지 않던 인천시도 수도권 통합 요금제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용인경전철도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이다. 수도권 통합요금제는 단순히 요금할인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대중교통의 편리성을 제고하여 대중교통 경쟁력 증가와 승객 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대중교통 우대책인만큼, 많은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어 용인경전철에서도 꼭 실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에 대한 예산이 필요할 경우, 국비나 도비 등의 지원도 아낌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용인경전철의 자동요금징수 관련 설비 (승차권 발매기, 개집표기) ⓒ 한우진 마지막으로 용인경전철은 단순한 하나의 교통수단이 아니라, 용인 지역의 도시발전을 이끌고 녹색 도시화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단순히 하나의 추가적인 교통수단으로서 경전철을 지을 경우 기존 도시와 마찰만을 일으킬 뿐이다. 버스 승객이 줄어들어 버스업계에 주는 보조금이 늘어나고 버스와의 무의미한 경쟁으로 대중교통이 더 불편해질 수도 있다. 또한 경전철과 괴리된 도시개발은 경전철은 경전철대로 승객을 얻지 못하고, 도시개발로 인해 도시가 더욱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경전철과 도시를 통합적으로 개발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전철역을 중심으로 대중교통과 보행자지구를 확보하면서 고밀도로 개발하는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중심 도시개발)를 시행하면, 도시의 교통량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 편리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수원IC 바로 앞에 위치하여 교통이 편리한 구갈역의 경우, 분당선 전철, 대심도 급행전철 등과 연계하여 개발하고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하면 수도권 남부의 주요 환승거점으로 탄생할 수 있다. 교통이 편리해지고 지역이 발전할 것은 자명하다. 이렇듯 불편한 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 경전철과 도시개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 동종모델 사례) ⓒ 봄바르디어 용인경전철은 1995년경부터 추진되어 온 매우 긴 역사를 가진 사업이다. 그 동안 용인은 급속한 도시화를 거쳐 수도권 남부의 중심도시로 성장해왔으며, 교통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용인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최첨단 녹색 신교통수단인 '용인경전철: 에버라인'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용인경전철을 직접 둘러본 결과, 고가철도나 무인운전 등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자체와 사업자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사업자는 시운전을 통한 시스템 안정화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시민들은 경전철에 애정과 관심을 가짐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여 만든 국내 1호 본격 도시철도 경전철 노선이 멋지게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
일 시 : 2009년 11월 17일 (화)
견학지 : 용인경전철
참석회원 : 총84명
일 시 : 2009년 11월 17일 (화)
견 학지 : 용인경전철
참석회원 : 총84명
견학목적 : 국내 최초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녹색 신교통 건설현장 방문을 통한 국내 신교통 활성화 도모
견학 주요일정 (*역사 및 차량사진 필요하신 분은 첨부파일 다운로드 받으세요 ; 용인경전철 제공)
시 간
내 용
14:30
15:00
16:00
경전철홍보영상 상영 / 경전철사업 추진현황 청취
17:00
18:00
버스 같은 용인경전철, 작지만 더 날쌔다
경전철(輕電鐵)이란 기존의 지하철인 중전철(重電鐵)의 상대되는 말로 가벼운 전철을 말한다. 경전철이 가벼운 이유는 차체가 작고, 연결된 차량수가 적으며, 경량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경전철은 지하철보다 수송력은 낮지만 버스보다 수송력이 높으며, 지하철의 장점인 정시성, 쾌적성, 친환경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하철을 짓기에는 수요가 적은 대도시의 지선구간이나 중소도시의 간선구간에 쓰일 신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 용인경전철 ⓒ 봄바르디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경전철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시험선이나 공항, 관광지 노선 같은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 최초로 개통되는 본격 경전철 노선이 바로 용인시의 '용인경전철'이다. 용인경전철은 기흥구 구갈동에서 출발하여 동백지구와 용인시내를 거쳐 포곡읍 전대리 에버랜드에 이르는 15개역, 18.1km의 철도노선으로서 '에버라인'이라는 브랜드명을 갖고 있다. 현재 공사는 마무리단계이며 열차의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다. 약 1년간의 시운전이 끝나면 2010년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용인경전철 노선도 ⓒ 에버라인
필자는 17일 용인시와 ㈜용인경전철, (사)한국신교통협회의 도움을 받아 용인경전철을 견학하였으며, 이는 첨단 신교통수단인 경전철의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울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일단 용인경전철은 도시내의 교통수요를 담당하는 도시철도라는 점에서 기존 지하철과 기능이 동일하지만, 그 시스템은 사뭇 다르다. 이를 표로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지하철보다 작지만 날쌘 시스템
▲ 기존 지하철과 용인경전철 비교표 ⓒ 한우진
쉽게 말해 용인경전철은 기존의 지하철에 비해서 작고 날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1량만으로 단출하게 운행되지만, 열차는 더 자주 온다. 또한 최고속도는 비슷하지만 가속도가 빨라 표정속도는 오히려 용인경전철이 더 높다. 표정속도란 역에서 정차하는 시간까지 고려한 속도인데, 이것이야말로 승객이 실제 느끼는 속도이다. 기존 지하철은 속도가 천천히 빨라지기 때문에 표정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았는데, 용인경전철은 속도가 빠르게 빨라지므로 표정속도도 빠른 것이다.
이렇듯 용인경전철은 1량이라는 한계를, 좁은 운전시격과 빠른 가속도로 극복하고 있어서 지하철에 비해 크게 수송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길다란 지하철 전동차를 뜸하게 운행시키는 것보다는 용인경전철처럼 1량을 자주 운행시키는 게 승객 입장에서는 더 편리하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 차량기지내의 용인경전철 차량 ⓒ 한우진또한 용인경전철 차량은 길이와 폭이 충분하여, 넓은 느낌을 주었다. 간혹 경전철을 마을버스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용인경전철의 폭(3.2m)은 지하철의 폭(3.12m)보다 넓어 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 지하철의 문 폭이 1.3m인데, 용인경전철의 문 폭은 이보다 넓은 1.8m이라 더 큰 개방감을 주고 있었다.
용인경전철의 가장 큰 특징은 지하철과 달리 전구간에서 고가로 운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선이 지나가는 곳에 공간 여유가 있었고, 하천변을 이용하는 등 공간 활용을 잘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하로 건설할 경우, 사업비 증가 때문에 처음부터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용인경전철의 고가 주행 에버라인
하지만 역시 도시지역과 인접하여 고가철로가 지나가는 곳이 있으므로, 용인시에서는 이런 곳에 대해 집중적인 대책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시책은 교각 주변을 공원화하는 것이다. 경전철 고가를 설치하면 하부에 연속적 또는 자투리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 부분에 조경을 시행하고 소공원을 설치함으로써 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특히 신도시 지역인 동백지구 근처에서는, 땅에 심을 나무 품종 하나를 결정하는데도 주민들과 협의할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 경전철 교각 하부를 공원화하고, 나무를 심었다 ⓒ 에버라인
또 다른 대책은 경전철 고가철로 설치를 계기로 해당 지역의 정비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주로 구도심이나 재래시장 등이 여기 해당되는데, 경전철 공사와 함께 해당 지역을 정비하여 경전철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며 지역 발전의 계기도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고가철로로 인한 피해를 도저히 해결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예 해당 지역을 보상 후 철거하고 도로나 공원을 설치함으로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다.
흔히 경전철이 고가철도로 들어온다고 하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전철의 고가철도는 고가도로나 중전철의 고가철로에 비해서는 매우 깨끗한 편이다. 일단 여러 차선이 필요한 고가도로보다 폭이 좁다. 또한 차량이 경량이다보니 구조물이 경량이 되어 교각의 두께가 얇다. 마지막으로 경전철은 차량 지붕의 전차선이 아닌 선로 옆에서 전기를 얻는 제3궤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중전철 고가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지저분한 전차선 구조물이 없기 때문이다.
▲ 깔끔한 모습의 철로 모습. 이미 완공된 모습이다 ⓒ 에버라인
차량기지에서 견학을 마치고 동백역으로 이동하여 승강장과 선로를 살펴보았다. 역의 길이는 40m로서 매우 아담하였다. 참고로 서울의 대표적 고가철로인 2호선 지상역의 경우 역 길이가 200m나 된다. 용인경전철 역은 길이가 짧았기 때문에 고가역임에도 중압감이 훨씬 덜 했다. 그리고 역이 작음에도 있을 것은 다 있었는데, 승차권 자동발매기, 자동 개집표기,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이 완비되어 있었다.
▲ 역으로 들어오는 용인경전철 전동차 ⓒ 한우진
용인경전철의 또 다른 특징은 무인운전이라는 점이다. 모든 열차 운행은 사령실과 차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되며, 정차 위치까지 정확히 맞춰준다. 따라서 용인경전철 차량에는 별도의 운전실이 없으며, 승객은 맨 앞에 서서 열차가 앞으로 달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용인경전철이 무인운전을 사용하는 이유는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서이다. 재정이 부족한 지방도시에서 운영되는 도시철도가 많은 운영비를 필요로 한다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열차운행을 기관사에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예를들어 용인종합운동장에서 임시행사가 열려 경전철 승객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유인운전이라면 차량과 기관사가 둘 다 필요하므로, 차량기지에 남는 차량이 있어도 당장 운전할 수 있는 기관사가 없으면 열차의 추가 운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무인운전이라면 사령실에서 버튼만 눌러주면 열차가 추가 운행될 수 있으므로 수요에 민감하게 열차를 운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서비스 향상과 수요-공급 최적화를 가져온다.
다만 무인운전이라고 하면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이에 대비해 용인경전철에서는 무인운전을 보조하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모든 시스템이 집중화되고 연결되어 있어서, 사령실에서 모든 열차의 움직임과 승강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차내에도 사령실 통화장치, 비상벨이 있었다. 특히 승강장에는 승객이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감지하여 열차를 정지시키는 장치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 외에 각 역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차내 순회요원도 조별로 배치된다고 한다
▲ 선로침입방지장치와 승강장 안전펜스 ⓒ 한우진
한편 용인경전철에는 의외로 승강장 스크린도어가 없었는데, 어차피 승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것은 미리 감지가 되며, 경전철 전동차의 속도 조절이 간단하여 버스 수준으로 천천히 승강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굳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훌륭한 시스템을 갖춘 용인경전철이지만, 용인시를 포함한 수도권 남부의 편리한 교통망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할 일이 많아 보였다. 현재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용인경전철의 서쪽 종착역인 구갈역과 연결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분당선 전철(죽전~수원)이 아직 미개통 상태라는 점이다. 용인경전철은 2010년 개통되지만, 분당선 전철은 2011년 개통예정(죽전~구갈)이므로 1년의 차이가 있다. 즉 1년 동안 용인경전철은 타 노선과 연결되지 않는 외톨이 노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분당선 전철 외에도 구갈역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광역급행버스 등 다양한 연계교통망을 준비하여 용인경전철의 승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용인경전철의 대표역사인 구갈역 ⓒ 에버라인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 참여 과제
또 하나 용인경전철에 바라는 점은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도에 참여해달라는 것이다. 당초 용인경전철은 기존 버스나 수도권전철과 별도의 요금 체계를 준비하고 시설도 이에 맞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마지막까지도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참여하지 않던 인천시도 수도권 통합 요금제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용인경전철도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이다.
수도권 통합요금제는 단순히 요금할인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대중교통의 편리성을 제고하여 대중교통 경쟁력 증가와 승객 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대중교통 우대책인만큼, 많은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어 용인경전철에서도 꼭 실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에 대한 예산이 필요할 경우, 국비나 도비 등의 지원도 아낌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용인경전철의 자동요금징수 관련 설비 (승차권 발매기, 개집표기) ⓒ 한우진
마지막으로 용인경전철은 단순한 하나의 교통수단이 아니라, 용인 지역의 도시발전을 이끌고 녹색 도시화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단순히 하나의 추가적인 교통수단으로서 경전철을 지을 경우 기존 도시와 마찰만을 일으킬 뿐이다. 버스 승객이 줄어들어 버스업계에 주는 보조금이 늘어나고 버스와의 무의미한 경쟁으로 대중교통이 더 불편해질 수도 있다. 또한 경전철과 괴리된 도시개발은 경전철은 경전철대로 승객을 얻지 못하고, 도시개발로 인해 도시가 더욱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경전철과 도시를 통합적으로 개발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전철역을 중심으로 대중교통과 보행자지구를 확보하면서 고밀도로 개발하는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중심 도시개발)를 시행하면, 도시의 교통량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 편리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수원IC 바로 앞에 위치하여 교통이 편리한 구갈역의 경우, 분당선 전철, 대심도 급행전철 등과 연계하여 개발하고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하면 수도권 남부의 주요 환승거점으로 탄생할 수 있다. 교통이 편리해지고 지역이 발전할 것은 자명하다. 이렇듯 불편한 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 경전철과 도시개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 동종모델 사례) ⓒ 봄바르디어
용인경전철은 1995년경부터 추진되어 온 매우 긴 역사를 가진 사업이다. 그 동안 용인은 급속한 도시화를 거쳐 수도권 남부의 중심도시로 성장해왔으며, 교통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용인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최첨단 녹색 신교통수단인 '용인경전철: 에버라인'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용인경전철을 직접 둘러본 결과, 고가철도나 무인운전 등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자체와 사업자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사업자는 시운전을 통한 시스템 안정화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시민들은 경전철에 애정과 관심을 가짐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여 만든 국내 1호 본격 도시철도 경전철 노선이 멋지게 출발하기를 기대한다.